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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들

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문학과지성사)

by 난나니 2018. 12. 1.

정이현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16-10-10

 

문제가 분명해 보일 때 어떤 사람은 원인을 제거하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방 안으로 조용히 숨어들어 문을 걸어 잠근다. 인생이 반드시 순간순간의 암흑을 돌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고단할 여정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p.110-111)

 

양은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나이의 인간들이 싫었다. 그 애들은 대개 수치심을 모르거나 얼토당토않게 과장하곤 했다. (p.148)

 

그 여자의 태연한 설명을 듣다 보니 이것은 커다란 도미노 게임이며, 자신들은 멋모르고 중간에 끼어 서 있는 도미노 칩이 된 것 같았다. 종내는 모두 함께, 뒷사람의 어깨에 밀려 앞 사람의 어깨를 짚고 넘어질 것이다. 스르르 포개지며 쓰러질 것이다. (p.179)

 

아니에요. 고통은 울퉁불퉁한 자갈길에서 맨발로 혼자 버둥거리는 것과 비슷해서, 누가 손을 내밀면 조금 덜 어렵게 빠져나올 수 있어요. (p.219-220)

 

해설 : 공허와 함께 안에서 밀고 가기 (백지은) 

삶에 엮이는 세월을 지나면서는, 누구는 질서를 버티고 누구는 공허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또는 무력한 사람이 있고 용감한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무언가를 버티면서 용감해지기를 원하다 다시 무력해지기를 거듭하는 것이리라.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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