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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심리상담을 재개하다

by 난나니 2020. 4. 13.

2019년 1월을 끝으로 일년 넘게 상담을 가지 않았다. 제대로 종결절차를 밟은 것이 아니었고, 도망치듯 그만두었다. 특정한 사유는 아니고 복합적이었던 것 같다. 돈이 없었고 시간도 없었다. 상담샘이 사정을 알고 상담료를 할인해주셨지만, 한시간 반 넘는 거리를 일주일에 한번씩 왔다갔다할 심리적 여유와 에너지가 없었다. 친한 친구가 같은 상담샘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싫었다. 상담시간에 다루기는 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었다. (이때 일을 계기로 내가 상담 받고 있는 중에는 절대 상담샘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주지 않겠다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게 되었다;) 

그후 일년동안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하면서 모든 활동이 제약 없이 자유로워졌고 정서적으로도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해졌다. 아침마다 나던 화나 짜증이 나지 않게 되었고 감정기복의 진폭이나 주기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래도 낯선 공간에서 새로이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 있어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고, 주업으로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등 일적으로도 변화가 많아서 늘 여유가 없고 힘에 부친다고 느꼈다. 결정적으로 대학원 졸업 이후 한번도 제대로 쉰 적 없이 수련과 직업활동을 이어오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상담에 대한 갈증으로 2019년 7월에 상담을 다시 예약했었으나 새직장의 면접일과 겹쳐서 가지 못했다.

그뒤로 약 8개월여의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새로운 생활에 적응되었고 쉬는 시간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하면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풀로 쉴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뭘 새롭게 시작할 힘은 없지만 예전에 좋아했던 일들-책을 읽거나 피아노를 치는 것 등-을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고 상담 정도는 다시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상담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새로이 직장을 구하게 되었고, 코로나 국면으로 시간적으로도 좀 더 여유가 생겨 2020년 3월 다시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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